얼음아래 바다를 품은 유로파는 태양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천체 중 하나로 손꼽힌다. 목성의 갈릴레이 위성 네 개중 두 번째로 목성에 가까우며, 크기는 지구의 달보다 약간 작다. 그러나 유로파는 단지 그 크기나 목성의 위성이라는 이유로 주목을 받는 것이 아니다. 이 위성은 전 세계 천문학자들과 과학자들에게 '태양계 외부 생명체 탐사'의 핵심 타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유로파의 표면은 대부분 두껍고 단단한 얼음으로 덮여있다. 얼음 표면에는 금이 간 듯한 갈색의 선과 균열이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이는 마치 얼어붙은 유리판 아래로 무언가 꿈틀거리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 구조는 단순한 얼음이 아니라, 그 아래에 액체 상태의 거대한 바다가 존재함을 암시한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얼음껍질 아래로 깊이 약 100km에 이르는 '지하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는 것이다. 그 부피는 지구의 바닷물 전체보다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하 바다는 단순히 물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로파 내부의 조석열(tidal heating)에 의해 지속적으로 열을 공급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목성과의 중력 상호작용으로 유로파 내부는 미세하게 진동하고, 이로 인해 마찰열이 발생하여 얼음 밑 바다를 액체 상태로 유지시킨다는 원리다. 이런 환경은 지구의 심해 열수구와 유사하며, 지구에서도 태양빛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다에서 다양한 생명체가 발견된 바 있다. 즉, 유로파의 바닷속에도 미생물이나 단세포 생명체, 심지어 더 복잡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이런 가능성 때문에 NASA는 유로파에 대한 탐사계획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Europa Clipper(유로파 클리퍼) 미션이다. 이 우주선은 2025년 올해 10월 이후 발사될 예정이며, 유로파를 반복적으로 근접 비행하며 고해상도 사진을 촬영하고, 얼음층 두께와 바다의 염도, 지질구조 등도 함께 분석하고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탐사는 직접 착륙하지 않고도 '생명체 존재 여부'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정밀 관측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또한 유로파의 대기는 매우 희박하지만, 산소 분자가 소량은 존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목성에 '방사선 벨트'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생성된 결과로, 이 역시 지하 바다의 화학적 환경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유로파는 외관상으론 '침묵하는 얼음의 위성'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그 속은 거대한 바다와 활발한 지질 활동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우주의 빙산 아래 숨겨진 생명'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태양계 내에서는 이미 생명체 존재 가능성 1순위인만큼 매혹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이루어질 탐사들을 통해, 인류는 이 얼어붙은 위성 속 미지의 세계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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