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우리는 생각해 본 적 있을 것이다. 바로 '드넓은 광활한 우주에 비해, 사람이라는 생명체는 너무도 작은 존재'라는 것을. 별과 은하, 그리고 무수히 많은 천체들로 가득 찬 이 광대한 우주를 바라보며 우리는 묻는다. '과연 이 모든 것이 단지 물리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무생물의 공간일 뿐일까?' 그런데 만약, 이 거대한 우주 자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유기체라면 어떨까.
생물학적으로 인간의 몸속에도 수 조개의 세포와 박테리아, 미생물들이 공존하고 있다. 각각은 자신만의 역할과 생태계를 유지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인간은 그 모든 작은 생명체들을 품은 하나의 '거대한 개체'다. 그런데 우주도 그렇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우리가 속한 은하계와 무수한 행성, 별, 블랙홀, 성운은 마치 세포처럼, 우주라는 존재의 일부분일 가능성은 없을까.
우리가 현미경으로 세포를 들여다볼 때, 마치 소우주처럼 복잡한 세계가 펼쳐진다. 세포핵, 세포 질, 미토콘드리아, 리보솜 등. 각각은 서로 다른 기능을 하며, 때로는 물질을 교환하고 때로는 신호를 주고받으며 하나의 유기체로 작동한다. 자, 우리가 망원경으로 보는 저 먼 우주의 모습 또한 거대한 유기체의 일부라고 상상해 보자. 은하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충돌하며 에너지를 생성하고, 별은 탄생과 소멸을 반복한다. 이 모든 현상이 어떤 초 거대 생명체의 내부 작용이라면, 우리가 인식하는 '빅뱅'은 어쩌면 이 생명체의 탄생 시점이었을지 모른다.
더 흥미로운 건 인간의 뇌다. 인간의 뇌 속에는 약 860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다. 이들이 복잡하게 연결된 모습을 보면 마치 우주에 흩어진 은하의 분포와도 비슷하다. 실제로 뇌의 뉴런 네트워크와 우주의 은하 분포를 비교한 연구에서, 구조적 유사성이 발견되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뇌와 우주가 같은 패턴을 공유하는 이유가 있을까. 우리가 우주를 연구하는 것 자체가 거대한 생명체의 뇌 속 세포들이 자신이 속한 존재를 인지하려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이 상상 속에서 우리 태양계는 하나의 세포 같은 존재이고, 그 안의 행성들은 세포 속의 기관들이다. 우리는 세포 내 작은 미생물처럼 존재하며,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적 법칙도 사실 이 생명체 내부에서만 적용되는 규칙일 뿐일 수도 있다. 만약 이 생명체의 나이가 수 십억 년이라면, 우리는 그 내부에서 발생한 작은 화학반응의 부산물일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우주'라 부르는 이 공간이 또 다른 더 큰 우주 속에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마치 우리 몸속 세포 하나하나가 또 다른 우주의 중심일 수도 있는 것처럼, 이 무한 반복 구조 속에 존재하는 우리가 과연 진짜 '주체'인지, 아니면 무언가의 일부인지, 그 실체는 아마 인류가 영원히 풀지 못할 미스터리일 것이다.
즉, 어쩌면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려 한다'는 행위 자체가 거대한 생명체의 자아 인식을 위한 과정인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인식하는 뇌의 세포들처럼, 우리는 이렇게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인지 찾아가는 여정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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